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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칼럼]

메리 싼타클로스마스!

by 농민만세 2023. 12. 25.

맨날 그누무 교회
염병헐 인제 그만 둘라그러유
노래를 하면서도
아들 메느리 잔소리 듣기 싫어
그래도 한 20년 넘게
아주 그만 두지는 못하던
어느 할무이가 그랬다
성탄절 아침 예배 드리자고
승합차로 눈길 헤치고 갔더니
이깟게 뭐라고 이 추운 날
어저께 갔다왔으면 됐지
뭐할라구 교회는 또 나오라는규
아주 춰 죽겄구먼

그래 도대체 뭘 할라구
도대체 이게 뭐라구 자꾸
교회당에는 모이는 거였나
그러고 보니 실로 가관 아닌가
새벽부터 교회당 진입로 마당에
뒤덮인 폭설 우선 길이라도 내고
연탄재 날라다 발로 부수고
아침까지 교회당 현관
몇 번씩 쓸어내고 그러고
아이들 태워 나르고 또
눈길 헤치며 못내 마땅치 않아 하는
할무이 할부지들 모시고 왔는데

썩은 시체냄새 풍기는 거
온 동네가 다 알아도
자신들만 끝끝내 모르는
게다가 자신들이 무슨 選民이라고
진짜로 그리 믿는 웃기는 것들은
기쁘다 구주 오셨다고
실로 가증스럽게도
전에 없이 상기된 채
찬송을 부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나마 한두 명 안쓰럽게도
신자,되기를 갈망하는 이들로
명맥이 유지 되던 교회

인성과 삶이 병행하지 않는
그리스도 경배(크리스 마스)라니
그 역겨운 성탄절 가면무도회라니
필경
하기오스 니콜라오스가
해마다 가장 고통스러워 할
메리 싼타클로스 마스!
크리스마스 특근하는 이들
출근시키러 새벽길 출발하자마자
또 폭설이닷

샘숭 대기업 정직원님들은
주말마다 휴일마다 쉬더니만
시골 농공단지 중소기업
기초화장품 공장
머잖아 테슬라 옵티머스 로봇들로
모두 대체 될 하청 노동자들은
몇 만 원 더 얹어주는
주말 휴일 특근 잔업으로
그 소득이나마 없으면
한 달 살이 금방 각박해져
자식들 목줄까지 움켜잡힌
오늘은 2023년 성탄절이다

대체 이깟게 뭐라고
대체 어디에 써먹는 거라고

https://youtu.be/UeoSqMKhWe0?si=358Mj2-4nSnaB7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