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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람과 경외/나의 골방

[김남훈 프로레슬러] "젊은 친구들, 날 넘어서 봐!"라면서 끝내 은퇴 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by 농민만세 2024. 6. 23.

[정치신세계]를 통해 알게 된
김남훈 프로레슬러 훈프로
걷기운동 중 페북 글을 보고는
격하게 최고예요,를 눌렀다

"젊은 친구들, 날 넘어서 봐!"
라면서 끝내 은퇴하지 말고
그들에게 높디높은 허들로
남아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예순 셋이란 나이 무지 낯선
나도 앞으로 그러기 위해
쉬지 않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통합 통찰력 계속 키우면서

은퇴 없는 인생으로 살려고
작년 여름 훅 꺾여 넘어진 건강
잡아채 일으켜 세우느라 요즘
커피까지 끊고 저혈당 극복 중

여튼 오래오래 건강히 길게
살아남는 눔이 이기능 겨
길을 열어주긴 무슨 개~뿔
그래줘야 한다면? 진작들 관둬!

겨우,,, 요렇게 시작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나두 일케 대단함, 아자!


아래 글 출처 :
https://www.facebook.com/share/kArfd81n5MZ91Nqx/?mibextid=xfxF2i

'나이가 꽤 된듯한데 이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하는 게 아닌지'

지난주 PWS 대외협력 이사로 취임하고 현역 레슬러로 시합일정을 같이 소개하는 기사가 나오자 포털에 달린 댓글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하수종말처리장인 포털 댓글란에서 예의를 찾는 것은 경포대에서 잃어버린 아이폰을 해운대에서 찾는 것보다 더 힘든 일임을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당사자성을 갖게 되면 살짝 단전 쪽이 흔들리며 불쾌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저 무지와 무례의 에센스를 논리적으로 공박하는 200자 원고지 10장 분량을 떠올리기도 해 봤지만 그만두었다. 그 시간에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이 맞겠다 싶었다.

경쟁을 준비하며 스스로를 단련하는 것. 태양계 세 번째 행성 지구 중력 영향하에 있는 생명체 중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다. 백수의 왕인 사자는 초원에서 모든 것을 사냥하며 영역을 지키지만 사자는 원래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백상어도 그렇고 대머리독수리도 그렇다. 먹이를 향해 거침없이 용맹하게 달려드는 그 모습은 경외와 공포의 대상이지만 '뽑기'에서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그런 능력과 지위를 갖게 된 것이다. 목덜미를 물려 쓰러지는 누를 보며 일말의 안타까움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헤비백을 치고 쉐도우를 하며 중량을 들어 올리며 링에서 낙법을 치는 것은 매우 원초적이면서도 고도의 지적능력을 가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특질이기도 하다.

<냉소와 비관을 경계하라.> 미국 TBS에서 코난쇼를 28년간 진행했던 코난 오브라이언이 자신의 쇼를 끝내고 타 방송로 이적하기 전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다. 자기 계발 강사들의 뜬구름 약팔이식 긍정장사에 진절머리가 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냉소와 비관으로 본인의 인생이 점철된다면 단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복싱 경기를 준비한다는 것, 프로레슬링 경기를 준비한다는 것. 각각의 장르가 갖고 있는 물성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다른 것도 아니다. 격투 스포츠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고차원의 정신수양은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타의 스포츠 특히 팀 스포츠는 결과가 자신의 잘못 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 연대책임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도의적인 N빵일 뿐, 1대 1 격투 스포츠만큼 모든 것의 결과가 본인 자체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내 원투는 왜 정확하지 않은가. 충분히 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스텝은 왜 느린가. 충분히 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방어는 왜 이렇게 취약한가. 충분히 훈련하기 않았기 때문이다.

내 스플렉스는 왜 궤도가 아름답지 못한가. 충분히 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캐논볼은 왜 박력이 떨어지는가. 충분히 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왜 이기지 못했는가. 충분히 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꼭 시합이 아니더라도 아파트 필로티에서 펼쳐지는 쉐도우, 놀이터에서 홀로 해보는 록업과 체인 레슬링에서도 수많은 실패가 일어난다. 링을 벗어난 사회생활 속에선 더 많은 실패와 부닥친다. 이런 것들을 자포자기로 흘려보내고 냉소로 튕겨낸다면 절대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다.

오늘 하루 체육관에서 바벨을 들며 실패를 할 것이고 강연자료를 만들며 실패할 것이다. 후자는 며칠 뒤 강연장에서 청중의 반응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학력고사 세대다. 체세포 생성과 사멸의 주기는 이미 역전 되었다. 그 격차가 더 벌어지다못해 더 이상 생성이 없을 때까지 이 일은 반복될 것이다. 특히 나는 그렇게 살아가는 존재니까.

- 인간어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