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람과 경외/나의 골방

3년 전, "지금 팽목항입니다..."

by 농민만세 2018. 1. 12.
3년 전, "지금 팽목항입니다..."








Lee Jin 님이 새로운 사진 6장을 추가했습니다.
2015년 1월 12일

지금 팽목항입니다

텅빈 항구에 바람만 거셉니다

매달린 풍경들만 작은 소리로 울고 있습니다

몇몇 무리의 사람들이 돌아나가고

어떤 이는 나처럼 가없이

먹먹한 표정으로 먼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습니다

애타는 가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울부짖으며

아이들에게 접근이 겨우 허용되던 가장 가까운 곳

어미 아비들이 그렇게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던 곳 

그저 혹시라도 아이들이 가족이 구출되면

시신이나마 건져지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

부모들과 가족들의 애가 다 타들어 간 곳


휠란뜨로피아! (φιλανθρωπια)

사람 사랑!

정녕코 모든 사람에 대한 존중!

그렇게 자신을 죽이기까지 하는 것

그렇게 더 이상의 희생양 폭력을

멈추게 하는 것!


예수님의 단 하나의 특이성,

인간에 대한 무한한 연민!

하느님도 사람 사랑하심을 나타내신다는데 (딛 3,4)

오늘 우리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목회라는 것, 더구나 교회, 기독교라는 것

사람에 대한 최고의 예의를 견지하고

그것을 기필코 실천해 나아가는 Praxis의 첨병

휠란뜨로피아, 실로

죽도록 인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


그 엄청난 사람의 울음들을 품어낸

진도 팽목리 앞바다에는

여전히 바람은 불고 파도는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