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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칼럼]

[한마음 칼럼] 나는 왜 농목으로 사는가 38

by 농자천하/ 2020. 5. 24.

한마음 칼럼 : “농목으로 사는 이유”

하지만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겼다. 인근 홍성의 내포신도시의 공사에 참여하기로 했던 그 집사님 회사의 현장이 갑자기 부산으로 바뀌는 바람에 집사님은 이곳 남면에 더는 있을 수 없게 된 것이었다. 그 상황을 몹시 안타까워했던 집사님은 우연히 현재 우리 교회당 건물이 당시 여러 번 경매 유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관련 은행의 중역을 소개해 주었다. 일단 개인 자격으로 만나 기본적인 상황을 들을 수 있었고,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이어서 제직회에 알려 두 번의 정기 회의에서 논의하였다.

눈에 확연히 보이는 건물이었기 때문일까, 먼저 교회당 부지에 소박하게나마 있는 예산대로 교회당 겸 사택을 지어 보면 어떠냐는 그동안의 의견에는 도무지 시큰둥하던 제직회원들이 상당히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금 오래된 건물이지만 제대로 사용한 일이 거의 없었기에 내부가 깨끗한 상태였다. 예배당으로 사용할 수 있는 1층 홀의 중간에 설치된 벽과 실내 화장실만 철거하면 다른 공사 없이 거의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만 외벽의 마감재가 화재에 매우 취약하여 최근에 대형화재의 원인이라고 지목되는 ‘드라이비트’였기에 좀 걸리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이전 교회당 매각비용과 당시 알뜰히 저축하고 있던 예산을 합치면 큰 채무 없이 교회당을 구매하여 이전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당회와 제직회의 결의, 경매 낙찰까지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일은 누구도 선뜻 나서는 이가 없어 결국 경매 법원에 내가 직접 가게 되었던 일이다.

그런데 이후 이 일로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의혹을 만들어 부풀리며 나를 공격했던 이들이 있었으니, 교회 일 외에는 청맹과니와 같았던 나는 참으로 온갖 일을 배우고 경험하게 된 일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부동산 경매 입찰에 대해 상세히 무료상담해 주었고 당일에 서산 지법원까지 먼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주었던 분도 있었다. 아침 일찍, 한 장로님이 잔뜩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전화하셨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하지만 이후 얼마나 많은 일이, 그야말로 혼이 나가 버릴 정도의 기막힌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무사히 예상금액에 건물이 낙찰되었고 이전 교회당 매각도 어렵지 않게 진행되었다. 우선 충남노회 유지재단에 알려 교회당 매각 및 새로운 건물을 구매할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전 교회당 건물과 부지를 구매하겠다는 분도 쉽게 만날 수 있어서 큰 무리 없이 모든 일이 진행되었고, 교회라는 특수한 경우를 고려하여 적잖은 명도 비용도 합의한 대로 정리하였다. 1층의 간단한 공사도 시작했다. 예상되는 이사 날짜로 이삿짐센터와 임시계약도 마쳤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전 교회당 부지를 구매하시는 분이 매우 난감한 일이 두 가지가 있다며 찾아오셨다. /계속 (聾)